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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타는 메밀꽃·솜털 반짝이는 억새… 가을, 보석같은 ‘꽃’의 바다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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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 영월군 영월읍 삼옥리 동강 변의 붉은 메밀꽃밭. 꽃이 절정으로 향하던 때의 모습이다. 지금은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추위에 붉은 꽃이 바스러지며 져가고 있다. 붉은 꽃이 그득했을 때 이 꽃밭은 온통 연인들 차지였다. ■ 박경일기자의 여행 - ‘만추’ 절정 맞은 꽃밭 영월·정선 - 영월 동강 변 메밀꽃밭 청보리·코스모스 나던 자리에 ‘붉은메밀’ 일본 종자 심어 대박 코로나에도 축제 인산인해… ‘인생사진’ 건지려는 연인들 가득 영월·정선=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 @ munhwa.com 어느 계절의 것이든 꽃은 다 아름답지요. 반갑기로는 봄입니다만, 못지않게 다채로운 꽃을 볼 수 있을 때가 가을입니다. 봄날에 매화와 산수유, 벚꽃과 유채꽃이 있다면, 가을에는 국화와 코스모스, 쑥부쟁이와 벌개미취가 있습니다. 메밀도 억새도 가을에 꽃이 핍니다. 가을이라면 붉고 노랗게 물드는 단풍부터 떠올리지만, 차고 맑은 대기 속에서 이슬과 함께 피어나는 가을꽃의 정취도 근사합니다. 단풍의 화려함 뒤에는 스러져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깃들어 있다면, 가을꽃은 청량한 가을날에 저 스스로 충만할 따름입니다. 38 번 국도를 타고 영월로, 정선으로 가을꽃을 마중하러 가는 길입니다. 동강 물길을 따라 피어난 강원 영월 삼옥리의 붉은 메밀꽃밭, 그리고 정선 민둥산에서 흐드러진 억새를 만났습니다. 다녀온 뒤에 머뭇거리느라 붉은 메밀꽃 얘기는 좀 늦고 말았지만, 민둥산 억새의 솜털은 지금쯤 더 화사할 겁니다. 민둥산 억새야 사실 따로 소개가 필요 없을 만큼 이름난 곳인데도 새삼 그곳 얘기를 꺼내놓는 건 그동안의 여행을 ‘리셋’하자는 뜻입니다. 코로나 19 로 불편했던 ‘세 번의 가을’을 지나서, 비로소 여행을 다시 시작하는 가을입니다.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고 만나는 가을은, 코로나 와중의 가을과 분명히 다르지만, 코로나 이전의 가을과도 많이 다릅니다. 코로나 이전에 익숙했던 여행지를, 지금 다시 간다면 느낌이 사뭇 다를 겁니다. 잃었던 것을 되찾은 감격과 새삼스러움 때문이